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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

[2020.11.08~11] 남해여행, 3박4일 (3주년 결혼기념일)

한동안 수험 모드였던 내 시험이 끝났고 여름휴가 못 간 겸 결혼기념일 겸 온갖 이유를 갖다 붙여 남해여행을 다녀왔다.

단거리로 쉬이 다녀올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일주일쯤 인근 섬 여행도 하고 싶었으나, 나와 달리 서방님께서는 잡이 있으시므로 2박 3일로 짧고 굵게 다녀오기로 했다.

왜 남해냐 하면 그냥 남해를 한 번쯤 가고 싶었다.

 

일찍 출발하려 했으나 10시반에 간신히 출발-

각자 자기 몸뚱이만 챙기면 되는데 왜 잘 안될까.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 슬픈 요즘.

아침도 못 먹고 온 탓에 너무너무 배가 고파 망향휴게소에서 멈췄다.

 

 

요즘 휴게소는 이렇게 바뀌었구나. 코로나가 우리 일상을 정말 많이 바꾸어놓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코로나가 끝나도 거리두기 이전으로 쉬이 돌아가긴 어려울 것 같다.

테이블이 TV를 보게 한 방향인 것과 칸막이는 마음에 들지만, 칸막이에 뭘 많이 써놓아서 내 정신은 사납다. 

 

 

망향휴게소 대표 인기메뉴를 골라보자!

명품 닭개장과 수제 생돈가스.

닭개장은 닭고기 넣은 육개장 맛, 돈가스는 두툼 두툼 돈가스 맛.

 

 

천안명물 호두과자도 줄 서서 겟!

 

 

사천에서 남해로 진입했다.

사천 바다 케이블카, 위험에 보수적인 우리 부부는 감히 타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저 안에서 보이는 바다가 어떨지 궁금은 해.

 

 

350km를 달려 4시가 되어서야 목적지인 '남해 라운지32' 리조트에 도착했다.

남해 숙소 중에 이 곳을 고른 이유는 바다가 있고 카페가 있고 또 편의점이 있어서.

자연에서 살고 싶지만 문명은 버릴 수 없는 도시인..

 

 

널찍한 주차장

 

 

주차장에서 바로 진입하는 3층 루프탑, 체크인은 2층 카페에서.

 

 

우리는 B동 202호 복층형을 예약했다.

3일 전에 예약하려니 1층은 만실이어서 어쩔 수 없이 조금 비싼 복층을 했는데 결과적으론 잘한 듯.

 

 

계단을 올라 202호 입장

 

 

모던, 깔끔, 너무 좋다.

 

 

기본 인원 4인 룸이라 여분의 침구도 넉넉하고.

 

 

그냥 바다뷰. 어디 갈 필요 있나 싶다.

 

 

1층 화장실

 

 

여분의 수건과 휴지가 구비되어 있고, 또 매일 한 번씩 수건을 가져다주신다.

 

 

복층으로.

 

 

2층에도 TV가 있고 화장실이 있다.

 

 

침대에서의 바다뷰.

 

 

바베큐 숯불을 예약하거나 자이글을 빌릴 수 있다.

우리는 여행 와서 장보고 고기 굽고 치우는 노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20대 때 충분히 즐겼다. 지금은 낭만 아닌 그저 노동.

 

 

부족함이 없는 주방 살림들

 

 

해가 지려하고 있다.

 

 

남해 밥집을 찾으면 제일 많이 나오는 '남해그집'

 

 

남해 특산물이 멸치라 그런지 멸치쌈밥을 많이 먹으러 오는 듯하다.

 

 

 

 

 

갈치조림 20,000원.

갈치조림 + 갈치구이(토막) + 멸치회무침 + 전복장조림 + 멸치튀김

 

 

남해 라운지32로 다시 돌아왔다. 

 

 

호다닥 편의점에서 주전부리를 사들고 파도소리 들으며 불멍-

 

 

너무 좋다. 백점 만점에 이백 점짜리 숙소다 정말.

 

 

두 번째 날 아침, 7시 조금 못되어 거실로 내려와 일출을 기다렸다.

 

 

여행 내내 함께한 책.

 

 

7시 넘자 시작된 남해 일출-

 

 

아침 9시, 전날 예약해 둔 조식을 먹으러 1층 카페로 향했다.

 

 

전복죽 1인 5,000원. 죽도 반찬도 매우 맛있음.

 

 

안 아침형 인간은 모닝커피로 카페인 수혈이 필수다. 

 

 

펜션 주변을 걸었다. 해변은 매우 잔잔한 편.

 

 

펜션 우측으로는 앵강다숲길로 향한단다. 앵강다숲, 무슨 나무인지 꽃인지 모르겠지만 예쁜 이름의 숲길

 

 

산책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오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전날 찾아두었던 식당 '난향'을 찾았다. 라운지32에서도 가깝다. 그저 직진만 하면 도착.

네*버 피셜 영업시간 3시까지인데 사장님 통화하시는 걸 들으니 재료 소진되면 더 일찍 닫기도 하는 모양이다.

 

 

 

 

 

황태칼국수 7,000원. 시원한 국물에 내일 아침에 또 오고 싶다.

 

 

다시 남해 라운지32로 돌아오는 길에 보이던 미국마을과 자유의 여신상

 

 

그 맞은편의 초록초록 밭과 푸른 바다와 산의 풍경이 예뻐 잠시 내려걸었다.

 

 

이따가 우리 결혼 기념 스냅사진 찍을 스팟들도 점찍어놓고. (귀찮아서 다시 안 온건 비밀)

 

 

 

 

 

다시 남해 라운지32

3층의 인피니트 풀, 으으 지금은 느므 추워.

 

 

드디어 3년 만에 처음으로 결혼 기념일 사진을 찍으러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매년 결혼기념일에 나의 동네, 나의 집 앞에서 이렇게 손 꼭 잡고 담백하게 찍은 사진을 남기고 싶었다.

하지만 마당 있는 집도 아니고 수십, 수백 세대가 사는 아파트에서 이렇게 입고 나오는 건 큰 결심이 필요하다ㅋㅋ

 

삼각대 설치하고 10분 만에 원하는 결과물을 얻었다. 리모컨이 없어 10초 타이머 맞춰놓고 달려오는 오빠의 노고는 덤.

전문가의 손길은 없지만 지나치게 꾸미지 않은 이 자연스러움이 더 좋다.

우리 매년 이렇게 찍자. 주름살 그득할 때까지 손잡고.

나중엔 예쁜 한복을 맞춰 입고 찍고 싶다. 

 

 

3년 전 결혼할 때 샀던 신행 스냅용 드레스는 지금 내 몸에 맞지 않아서 다시 구입했다.

시중에 파는 셀프 스냅용 드레스는 대부분 반팔이거나 민소매여서 고르는 데 꽤 애 먹었다. 나는 매년 11월에 입어야 한단 말이지.

베일도 챙겨 왔지만 화관이 더 자연스러운 느낌적인 느낌. 헤어, 메이크업이 약해서일 수도 있겠다.

 

- 셀프 웨딩드레스 스퀘어넥 70,080원

- 화이트 라인 숏베일 5,620원

- 아이보리 튤립 조화 10송이 13,000원

- 하트 풍선 18인치 3,600원

- 꽃화관, 웨딩슈즈는 3년 전 구입. 남편 착장은 모두 예복  

 

 

저녁엔 남해 전통시장에 왔다. 시장의 길거리 음식을 배 터지게 먹어줄 요량이었는데..

끝물이어서인지 장날이 아니어서인지 평일 이어서인지 파장 분위기여서 실망. 힝

 

 

우리 결혼기념일을 축하할 빵 사러 근처 빵집을 찾았다. '행복 베이커리'

 

 

남해까지와서 갑분 짜장면이 먹고 싶었다ㅋㅋ

그래서 찾은 '정통 콩짜장'

 

 

탕수육 세트, 탕수육+짜장 2인 20,000원 

 

 

탕수육도 짜장면도 매우 만족

 

 

면이 특이하게 검은색이었다.

 

 

우리 방으로 돌아와 3주년 결혼기념일을 조촐하게 축하했다.

남편, 우리 지금처럼 서로 아끼고 존중하며 작은 행복도 소중히 여기며 살자!

 

 

떠나기 아쉬워하다 고민 끝에 사장님께 1박을 더 요청드렸다.

 

셋째 날 아침, 보리암 일출을 보기로 했다.

6시 40분에 간신히 입구와 가장 가까운 주차장에 주차했다.

20분이면 일출 명소에 도착한다는데 오르막길을 올려다보니 가능할까 싶었다. 

 

 

해가 떠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변 경치는 느껴볼 새 없이 허겁지겁 헉헉대며 걸었다.

 

 

6시 50분에 도착한 전망대

오빠는 곧 해가 뜰 거 같다며 더 올라가지 말자고 나를 조급하게 했고, 나는 오빠를 끌고 보리암으로 향했다.

 

 

 

 

 

7시에 가까스로 보리암에 도착했고 일출이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놓치지 않아 다행이다.

 

 

아침 먹으러 다음 목적지인 금산산장으로 향했다.

 

 

저~기가 아까 우리가 일출을 보던 곳.

 

 

산장으로 향하는 조금 많은 계단을 보더니 컵라면 안 먹는다며 돌아가자시던 서방님.

아니 나는 배고프다고!!

계단을 약간(?) 오르내려 금산산장에 도착했다.

오빠, 사실 나도 산장이 보리암하고 지척에 있는 줄 알았어ㅋㅋ

 

 

컵라면 3천 원, 식혜 2천 원

 

 

이야기 소리가 들려 안쪽으로 들어가니 이런 곳이. 블로그에서 말하던 라면 명당이 이 곳이었구나.

 

 

아침에 나오면서 남편한테 다람쥐똥 커피 좀 챙겨달라고 부탁했는데

'이거? 이거? 뭔지 모르겠어~ 이거야?' 하며 한참을 헤매길래

'다람쥐 모양 그려진 커피랑 설탕 같이 두 개씩 챙겨주세요' 했더니만.

드립 커피는 어디 내팽개쳐놓고 스틱커피랑 다람쥐 설탕만 가져왔는가.

별수 없으므로 설탕 하나 빼고 다 섞었는데 맛없... 내 모닝커퓌 어쩔ㅠㅠ

 

 

금산산장에서 다시 되돌아오는 길에 내려다보이는 보리암

 

 

10시 못되어 슬슬 내려왔는데 그제야 올라가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우리가 주차한 가장 위쪽 주차장은 80%쯤 찼다.

 

 

셋째 날 점심도 역시 난향을 찾았다. 

물론 황태칼국수를 또 먹고 싶었지만 이 날은 갑자기 고기가 매우 먹고 싶었다.

제육볶음 2인 18,000원

 

 

보리암에서의 스틱커피가 만족스럽지 않아 라운지32로 돌아와 다시 커피 수혈중

 

 

오빠는 나보다 더 안 아침형 인간이라 커피 한잔 드링킹하고 낮잠 주무시러 들어가셨고.

나는 넷플릭스 보다가 가끔 바다멍하며 내내 나와 있었다.

 

 

남쪽나라라 그런가 낮엔 코트가 불필요한 따뜻한 날씨.

 

 

낮잠에서 깨어난 오빠와 요즘 다시보기 중인 육룡이나르샤를 보며 편의점 간편식으로 저녁을 때웠다.

식당 찾기도 귀찮.. 차 끌고 나가기도 귀찮..

배달 좀 해주세요. 배달에 길들여진 삶 ㅠㅠ

 

 

또다시 찾아온 불멍타임- 느므느므 좋다.

 

 

마지막 날 아침, 마지막 일출을 감상하고 야외 테이블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했다.

 

 

집에서 챙겨 온 과일과 요거트, 전날 사온 빵 몽창 내왔다.

 

아침마다 매일 산책 나오는 옆옆 펜션 강아지 '몽돌이'

첫날은 우리에게 눈길 한번 안 주고 바쁜 듯이 제 갈길 가더니

이번엔 낯선 사람이 자꾸 자기 이름을 부르니 갸웃갸웃하다 가까이 다가와 아는 체 한번 해주고 시크하게 떠났다.

몽돌이 안녕~

 

 

즐거웠던 라운지32에서의 3박

발길이 떨어지지 않지만 우리 서방님 내일부터 돈 벌어오셔야 하므로 이만 안녕-

가까우면 자주 찾고 싶은 곳이다.

 

남해에서의 마지막 식사 '우리식당'

주말에는 늘 웨이팅 한다는데 평일이라 주차도 식사도 여유롭게- 

 

 

2인 주문이 기본이지만 찌개 2인분 주문하면 구이 1인분 추가 가능하다고 하셨다. 

갈치찌개 2인 (30,000원)과 갈치구이 1인 (20,000원)

 

 

남해 죽방렴 멸치가(죽빵 아님) 유명하대서 할머니께 사다 드리고 싶은데 뭐가 좋은지, 어떤 크기가 적당한지, 가격은 어떤지 모르는 호구 2인은 어떤 판매점도 들르지 못했다고 한다. 흑흑

이대로 바로 올라가면 끔찍한 퇴근길 경부고속도로를 마주할 것 같은 불길한 기운에 한 시간쯤 쉬었다 갈 만한 곳을 물색했다.

남해 내에서 조금 유명하다 예쁘다 싶은 곳들은 전부 수요일 휴무였기에 일단 남해를 떠났다.

 

올라오는 중간에 들른 대청호 '더대청호' 카페

 

 

늦은 시간이라 베이커리는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우리 배고픈데..

 

 

실내에서 꼭 마스크 껴달라는 의미인지 마스크도 2장 받았다.

 

 

돌아오는 길에 천안 ic 살짝 빠져 바로 있는 우리 입맛기준 호두과자 맛집 호선당에 들렸다.

경부 타고 천안 지날 때는 거의 매번 들르게 되는 참새 방앗간 같은 곳.

고속도로 나왔다 다시 타는 거 은근히 귀찮은데 인근 휴게소에서 팔았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사지만.

 

 

매일 좋은 경치와 일출 보고, 남이 차려주는 맛있는 밥 먹고, 바다멍 불멍하며 휴식같이 보낸 남해에서의 4일은 참 행복했다.

한 가지 아쉬움은 귀찮음을 무릅쓰지 못해 다랭이마을을 못 간 것.

 

남해 여행일기 끝.

 

덧) 이전의 미니 쿠퍼와 3시리즈 때는 여행지 도착하면 불안해서 현지 고급유 찾고 최적의 이동루트 짜기 급급했는데

5시리즈는 중형인데도 고속도로 연비 잘 나오고 기름통이 큰지 남해까지 왕복하고도 아주 여유롭게 남았다.

결론은 고급유 스트레스에서 해방시켜준 5시리즈 짱짱!!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