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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n

[2022.06] 시험관 시작 - 3일 배양 신선 1차


두 번째 인공수정이냐
시험관에 돌입하느냐
이제 더 고민 안하기로 했다.


남들 주사 후기 보는 것도 그만!
괜히 공포심만 더 키우는 것 같아서..

인공수정 1차 후 물혹 때문에 한 달 쉬면서 배테기로 자연임신을 시도했다.

설마 했는데 역시나 실패다.

그 후..

생리 3일차에 병원 오픈런!


꼭 주말 아니면 연휴 중에 시작해버려서 진료예약을 미리 못 하는 편. 

그래도 평일이라 40분만에 진료를 볼 수 있었다.

초음파 결과 이제 물혹은 없어져서 다행.
근데 왜 이렇게 배가 빵빵하고 불편할까
결국 빵빵한 건 다 내 꺼란 얘기ㅠㅠ

인공수정 성공률은 15%
시험관 성공률은 내 나이대 대략 40%쯤
성공률이 반도 안된다는 데 멈칫했다.
생각보다 높지 않아 걱정스럽지만 한 방에 성공기원하며 시험관을 시작해보기로.

 

06.07 시험관 1차 시작 (생리 3일차)
- 검사 : 채혈 심전도 엑스레이 (초음파는 당연히)
- 주사 : 고날에프펜 225 / IVFM 75 (4일)
- 진료/주사비 : 133,200원

시험관 시작하려면 검사가 몇 가지 필요하다고 했다.
작년말에 건강검진을 받았지만 기간이 딱 6개월째라 애매하다며 다시 받는 게 좋겠다 하셨고, 채혈, 심전도, 엑스레이 검사를 받았다.

처방받은 주사는 매일 2종류씩 4일분을 받음
- 고날에프펜 225 4개
- IVFM HP 75 4개


낯선 주사 받을 때마다 아플까봐 심장이 선덕선덕해온다.

진료비,주사처방 133,200원

상담실에서 주사 받으면서 자가주사법을 알려주시는 데 인공수정 때는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유튜브 보고 따라하라며 끝!
근데 이번 상담쌤은 목소리 나긋나긋 완전 상냥하셔서 반했음

주사를 안 아프게 잘 놔주신 건 물론, 집에서 자가주사 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도와주셨다👍

뱃살을 꼬집듯이 잡은 후 찔러야 찌를 때 따끔이 덜 느껴짐  

 

아침엔 출근 준비로 바빠서 자기전에 맞는 게 편한데 호르몬제라 가급적 아침에 맞는 게 좋단다.
아침마다 주사 2대라니..
늦잠이 두렵다.

주사 4일분 : 고날에프펜 225 / IVFM 75

첫 주사를 안 아프게 잘 맞춰주셔서 이 정도면 시험관 할 만하단 생각이 들었다.

(시험관이 주사가 전부가 아님을.. 이 땐 몰랐지)


냉장고를 열면 음식이 아닌 주사기라니..
냉장고 열 때마다 한 번씩 현타가 온다.

 

 

자가주사 첫 날


인공수정 때는 밤주사라 남편이 놔줬었는데 이번엔 되도록 아침에 맞는 게 좋다기에 혼자 맞기 시작했다.

처음 찌르는 게 엄두가 안 났는데 병원에서 상담실쌤이 주사기를 같이 맞잡고 찔렀던 게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그래도 혼자서는 아직 손이 덜덜 떨린다.ㅋㅋ

고날에프펜 - 펜 모양에 약제가 들어있다. 냉장보관

처음 용량은 900까지 들어있었고, 한 번에 225씩 4일동안 맞았다.

일회용침을 펜 머리에 장착 후 빨간 꼭지를 딸깍 딸깍 돌려 숫자 225에 맞추면 셋팅 끝.

펜 타입에 냛은 바늘이라 자가주사 난이도는 매우 쉬운 편.

IVFM은 가루와 식염수를 섞는 과정이 있어 번거로웠다. 실온보관

맞기 전에 가는 바늘(30G)로 교체해야 한다.

얘는 어떤 날은 맞을 때부터 따끔따끔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맞고 나서부터 욱씬욱씬 하기도 했다.

막 아프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불편은 했다.

근데 또 다른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땐 잘 안 느껴지기도 하는?

그리고 배에 빨간 주사자국이 남는다, 힝

 

06.11 난포 확인
주사 : 고날에프225 / IVFM 75 / 가니레버 (4일분)
진료/주사비 : 113,900원

주말의 시작을 병원에서-

난포들이 잘 보인다고 사이즈만 좀 더 키우면 될 것 같다 하셨다.
시술 전 배란되지 않도록 배란억제주사(가니레버)가 추가되었다.
하루 주사 3개라니요..
청천벽력 ㅠㅠ

고날에프 225, IVFM 75 4일분
가니레버 3일분
진료/주사 비용은 113,900원

아침주사가 힘들어 다시 원장님께 밤주사에 대해 질문을 드렸다.

밤주사 가능하다고 선뜻 말씀하셨는데 상담실에선 아침에 맞아야 한대서 재차 혼돈..
근데 원장님께서 된다 하셨으면 괜찮지 않겠냐며, 배란주사 시간이 밤 9시~12시로 예상되니 그거보다 앞 시간대에 맞는 걸 추천하셨다. 일주일만 더 맞으면 시술이니 그냥 아침주사를 유지했다.

아침 6시반

남편은 방에서 자고 있고 혼자 쇼파에 앉아 주사를 맞는다.

찌르고, 섞고, 찌르고, 찌르고.
일요일 아침에도 새벽 알람에 간신히 눈 떠 주사 3대를 맞는데 자괴감이 씨게 오더라.

가니레버, 새로운 주사라 또 바들바들 떨었으나 다행히 바늘이 얇았다. 일체형 주사기.
맞은 부위가 가려운 느낌도 들고, IVFM이랑 비슷한 정도로 욱씬하는 느낌이 들지만 이것 역시 잠깐 불편한 정도.

아직까지 맞는 데 어려운 주사는 없었다.

악명 높은 주사들은 보통 채취 혹은 이식 이후에 많이 맞는 것 같더라
배 가득 피멍이 들기도 하고, 스치기만 해도 아프고, 나중엔 맞을 곳 찾기도 어렵다는 후기들을 보고 자가주사 보조기구들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불안감이 가라앉는 효과가 있다.

- 쿨링마사지기
- 무통주사보조기
- 샷블로커

쿨링마사지기는 인공 때 진작 들였는데 주사 맞을 부위에 미리 문질문질하면 마취효과가 생겨 수월하다.

인공 때는 매일 썼는데 무통주사보조기를 들인 후로는 잘 안 쓰게 되었다.

샷 블로커(노랑), 돌기로 배를 꽉 쥐고 주사를 놓으면 덜 따끔하다.

잡는 면적이 작아서 약간 불편했다.

냉찜질 하기 싫은 날 사용했는데, 역시 무통주사보조기 이후로는 안 찾게 되더라.

무통주사보조기, 프롤루텍스 맞을 때 도움 많이 받았다는 후기가 많길래 나도 그 날이 머지 않은 듯하여 냉큼 쿠팡했다. 주사기 세팅하고 뒤로 당긴 후 버튼 누르면 바늘이 훅 꽂힌다. 순식간에 찌르니 확실히 두려움이 덜 하다.

 이거 들인 이후부터는 남편이 놔주는 것보다 혼자 맞는 게 편해짐

근데 가니레버 같은 일체형 주사기는 주사기가 너무 작아서 장착이 안 된다.

악명 높은 주사 중에도 장착 안 되는 게 있던데 그 주사가 나에게 오지 않길 바랄 뿐.


06.15 난포 점검 및 채취일 확정
주사 : 오비드렐 1개 / 데카펩틸 1개
진료/주사비 : 110,250원
처방약 : 세균감염증 치료제(세피클캡슐) 3일분
약제비 : 6,240원


난자 개수와 크기를 점검했다.
초음파로 보이는 건 대략 10개 정도인데 정확한 건 채취날 알 수 있단다.
채취는 이틀 뒤 오전으로 잡혔다.
오전 반차내고 오후에 채취하길 원했으나 난자채취는 수면마취를 하기 때문에, 시술 후 1~2시간 재우면서 경과를 봐야 해서 오후 시술은 없다고 한다. 채취날은 연차를 쓰는 걸로.

진료 마치고 상담실에서 매일 맞는 주사 3대를 또 맞춰주셨다.
오늘 주사 없는 거 아니었나요ㅠㅠ

난자채취 전에 호르몬수치도 확인해야 한대서 채혈도 하고.
채혈 바늘은 진짜 무서운데ㅠㅠ

어떤 날은 아무 느낌 안 들기도 하고, 어떤 때는 찌를 때 뽑을 때 계속 따끔따끔하기도 한다.
이 날은 꽤 따끔하더니 멍이 들었다.

이 날은 병원에서 아침 주사 3대에 채혈까지 하고 밤에 오비드렐, 데카펩틸까지 2대를 또 맞아야 했던..

주사 대환장 파티날

오비드렐, 데카펩틸은 알람 맞춰두고 밤 11시 45분에 꼭 맞아야한다고 당부, 또 신신당부를 들었다.

네네, 안 잊고 제 시간에 꼭 맞을께요.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니 끔찍.

항생제는 채취 전날부터 3일간 복용하는데 위장에 부담이 많이 가는 약이니, 맵고 자극적인 음식과 밀가루, 빵, 떡은 자제하라는 설명을 들었다. 그럼 전 뭘 먹어야 할까요ㅠ

채취 전날은 밤 12시부터 물 포함해 금식이었다.
네일, 패디, 렌즈, 악세서리도 모두 제거해야 한다.
네일은 미리 지웠는데 패디는 못 지웠다. 어쩌지?

근데 호르몬 주사 영향인가?
매일 너무 졸립고 피곤하다.
일할 때도 병든 닭처럼 계속 졸고, 퇴근하면 저녁 먹고 바로 떡실신하는 날들이다.
카페인을 못 먹어서 그런 탓일까.
유난히 피곤하고 잠이 쏟아져 힘든 요즘.

드디어 밤 11시 45분이 오셨음
5분 전부터 주사기 꺼내들고 스탠바이했다.
둘 다 얇고 작은 일체형 주사기였다.

데카펩틸은 주사기 끝까지 한가득 약이 채워져 있었다.
검색해보니 약이 그득한 것도 모자라서 악명 높은 주사 3위에 든다더라?
기분탓인지 바늘도 약간 더 두꺼운 것 같기도 하고.
남들은 2대, 3대씩도 맞던데 한 개만 받아 그나마 다행이랄까.

두려운 마음에 쿨링마사지기도 오랜만에 꺼내고, 여분 주사기로 옮겨 담아 얇은 바늘로 교체했다.

심적으로 안정감이 확 들었다.
냉찜질하고 무통주사보조기로 맞았더니 매우 수월했다.

한 개도 안 아픔, 히히

오비드렐은 용감하게(?) 그냥 대충 맞음.
그렇게 무사히 주사대환장 파티가 끝났다.

06.17 난자 채취
주사 : 프룰루텍스 14일
진료/주사비 : 574,900원 (남편 정자채취 38,600원)
처방약 : 유트로게스탄질좌제 15일분
약제비 : 29,390원


10:45 난자 채취 시술 예정

미리 안내받은 대로 한 시간 일찍 시술실에 도착했다.
원피스형 병원복으로 갈아입고 일회용캡을 쓰고 침대에 누웠다.
혈압을 재고, 손가락에 산소포화도 측정기가 꽂히고, 곧 오른쪽 팔에도 수액이 꽂혔다

오른손 잡이라 왼팔 수액이 편한데, 이틀 전 채혈 때 혈관이 부어서 왼쪽에 못 꽂았다.
내 몸에 연결된 선들이 머리맡 기계에 연결되어 주기적으로 띠- 띠- 띠- 하는 기계음이 났다.

이렇게 기계소리 들으며 누워있으니 진짜 환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패디는 제거 못 하고 왔는데 양말 벗을 일이 없어서 무관했고, 네일은 미리 제거해두어서 다행이었다.

침대에 누워 대기하다가 시술시작 직전에 화장실에 데려가 소변 보게 하시고는 걸어서 바로 수술실로 이동했다.

수술실이라니 ㅠㅠ

스스로 수술침대에 누워 손발이 묶였다.

쩍벌이 참 굴욕스러웠고 무서웠고 잠깐의 기다림이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졌다.
곧 원장님께서 오셨다

"무서워요?
괜찮아요.
금방 끝날 거예요."

안도의 말씀을 해주셨다.


곧 마취가 시작됐다.
"마취 들어갈께요. 뻐근합니다."

 

수면내시경 마취와는 다르게 마취약 들어가는 느낌이 생생했다.

수액꽂힌 부위부터 시작해서 오른팔 전체, 곧 어깨까지 저릿저릿해졌다.

어어? 너무 뻐근한데? 라고 느끼자마자 잠들었나보다.
...

"일어나세요~ 일어나세요~"
하는 소리에 깼다.
시술이 끝났구나.

아랫배가 너무 너무 아프다.

아직 마취 덜 깨서 목소리도 잘 안 나오는데 "아파" 소리가 입에서 절로 나올만큼 아팠다.
그냥 누워 있기가 힘들어 무릎을 세웠다.
피가 나올까봐서인지 엉덩이 밑에는 시트가 깔려있었다.
주기적으로 팔에 혈압계가 자동으로 혈압을 측정하는데 누워있을수록 저혈압수치까지 혈압이 떨어지고 있었다.

곧 쌤이 오셔서 진통제를 물어보셨다.

또 주사를 맞는 게 싫어서 잠깐 고민하다가 진통제를 부탁드렸는데, 고민이 무색하게 아직 팔에 수액이 꽂혀있었다.

주사를 또 맞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그 와중에 고민했다는 건 살만 했다는 건가?ㅋㅋ

근데 진통제를 맞았음에도 변화가 없었다.

왜 아픈 게 똑같지?

배가 너무 아팠다.
쌤이 몇 분 후 다시 통증을 체크하셨는데 여전히 아프다고 하자 진통제를 더 준비해주셨다.

"약 들어가면 어지러울 수 있어요." 하셨는데 계속 누워있음에도 약 넣자마자 진짜 머리가 핑 하고 돌았다.
그러더니 배의 통증이 거짓말처럼 싹 없어지더라.
오모, 이거 몹니까!!
이게 그 마약성 진통제인 것인지?
아까 맞은 거랑 차원이 너무 다르잖아.

 

꽤 오랜 시간 휴식을 취한 후 남편이 기다리는 대기실로 나왔다.
9시반에 들어가서 1시반에 나왔으니 채취하는 데 약 4시간 가량 걸린 셈이었다.

 

나의 시험관에 대한 단상은 난자 채취 전과 후로 나뉠 만큼 난자 채취 경험은 별로였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았다.

시술실에서 나오면서 남편에게 한 첫마디가 이번에 실패하면 다음 채취는 없다였으니..

남편은 그래그래, 그렇게 하자. 너무 고생했어라며 토닥여줬다.

"근데 나 오늘 엄청 힘들었는데.. 오늘은 선물 없나봐?"
"오늘은 없...없는데..ㅠㅠ 지금 사러가자!!"
그냥 해본 말인데 뭘 사러가ㅋㅋ

시술 마치자마자 바로 진료를 봤다.

난자는 14개가 채취되었다.
한 번 채취에 10개~15개가 이상적인데 딱 적당하게 잘 되었다고 하셨다.

3일 뒤 바로 이식일이 잡혔다.
그럼 신선 3일 배양인 거겠지?

오늘도 연차썼는데 월요일에도 회사를 또 못 가는군요.
금 채취-주말-월 이식으로 본의 아니게 금토일월 연휴를 맞게 되었다.

검색으로 익히 들었던 악명 높은 그 주사를 드디어 처방받았다.

2주간의 프롤루텍스, 그리고 질정
이제부터 시작이구나 싶었다.

주사에 벌벌 떠는 걸 원장님도 너무 잘 아셔서 일단 맞아보고 힘들면 얘기하라고 하셨다.
질정을 하루 세 번 넣거나 다른 방법으로 대체가능하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이다.

난자 채취 후 집에 가서도 통증이 계속될 경우 타이레놀이나 진통제 복용하라고 하셨다.

불편감은 계속 되었지만 참을 만해서 약은 먹지 않았다.

프롤루텍스는 마음의 준비를 할 새도 없이 상담실에서 바로 첫 맛을 보았다.
맞고 나서 아픈 주사라더니 맞을 때도 괜찮고 맞고 나서도 괜찮은데?

기름성분이라 약이 잘 안들어가고, 약이 뭉쳐서 아프다면서 노래 한 곡 끝날 때까지 천천히 맞으라는 팁이 많았었는데 맞고나니 악명 높을 정도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부터 혼자 맞을 때는 무통주사보조기의 도움을 받았다. 맞는 통증은 다른 주사랑 별다를 게 없다. 내 경우는 천천히 넣을 필요도 없는 것 같다. 다만 맞고 나서 반나절 정도 맞은 부위가 옷에만 스쳐도 쓰라리게 느껴졌다. 근데 그게 또 못 참을 정도는 아니기도 하고, 매일 몇일간 맞으면 쓰라림이 느껴지지 않더라.
이렇게 괜한 공포심만 키우니 원장님이 후기 많이 보지 말라고 하셨나싶다.

유트로게스탄 질정은 자기 전 1정씩 쏙 넣어준다.
이것도 귀찮을 뿐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는데, 다만 수월한 날이 있고 뻑뻑해서 어려운 날이 있다.
그럴 땐 물 묻혀 넣으면 조금 수월하더라.

다행히 채취 후 복수가 차거나 하는 이상증상은 없었다.
다만 자꾸 소변이 마려워서 자기 전에, 2시에, 4시에, 6시..

2시간마다 방광이 가득찬 느낌, 오래 참았을 때처럼 뻐근한 느낌에 새벽에 몇 번이고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항생제도 고작 한 알이었는데 위장에 꽤 부담이었는지 위염 심할 때처럼 3일 내내 등 근육통이 있었다.

난자 채취 후유증인 줄 알았는데 항생제 끊으니까 거짓말같이 사라진 것이 아무래도 위에 부담되어 등으로 방사통이 왔었나보다.

06.20 수정란 신선 이식 (아마도 3일 배양?)
진료/주사비 : 905,100원

배아 이식을 앞두고 혹시 몰라 주말동안 톤다운 염색을 했다.
혹시라도 이식 성공하면 일 년은 뿌염 못하지 않을까 싶어서 미리 대비차원이랄까. 
결혼 준비할 때 초코브라운으로 덮은 이후 이렇게 짙은 머리는 처음인데 톤이 깔끔해져서 마음에 든다.
레드 컬러가 약간 들어간 톤다운인데, 레드는 얼마 못가 빠질테지


이식 시술시간은 1시 50분

이식 역시 시술시간보다 1시간 일찍 도착해 시술 준비를 했다.
굴욕치마를 입고 일회용캡을 쓰고 침대에 눕눕.
시술실 벌써 세 번째인데 도통 익숙해지지 않는다.
항상 긴장되는 곳이지만 쌤들 모두 나긋나긋 친절하고 상태도 잘 살펴봐주시고, 설명도 잘 해주셔서 그나마 마음의 평온을 얻게 된다. 

시험관 배아 이식이라..
인공수정 때랑 비슷하지 않을까? 
이미 한 번 해본건데도 기구 느낌이 너무 싫어서 너무너무너무 두려운 마음.

배아 이식 시술 전에는 소변을 채워야 했는데, 요즘 잦은 소변에 못 참을 것 같아 12시에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비우고 왔다. 그런데도 병원 도착하니 긴장되어 그런지 금방 또 요의가 느껴졌다.

초음파로 방광체크를 하고 물 한잔반을 마셨다.
10분 기다렸다가 다시 초음파를 보고 물 한잔을 더 마셨다.
방광이 차서 자궁이 누워야 길이 잘 보인다고 한다.
마침내 시술 시간이 되었고 인공때처럼 침대째로 시술실로 이동했다.

난자 14개 중 11개가 수정되었고 그 중 하나는 폐기되었다.
제일 분열 빠르고 상태 좋은 2개를 바로 이식하고 나머지 8개는 동결했다.

바로 이식하지 않는 나머지 배아들도 상태는 다 좋다고 하셨다.
부부가 너무 노산이라 시들시들 할까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결과가 좋아 안심이 됐다.

(3일배양)

이식도 채취만큼은 아니지만 역시나 쉽지 않았다.
인공수정 때보다는 확실히 힘들었다.
일단 기구가 너무 싫고 아프고, 카테터(?) 느낌도 찌릿찌릿 별로다.
심지어 이식 하는 동안 방광을 꾹 누르셔서 더 고통스러웠달까.

이식을 마치고 회복실에서 40분을 쉬었다.
이식 마치고도 40분 동안 화장실 못 가고 참았단 얘기..

이식은 1시에 들어가서 3시 20분쯤 끝났다.
개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는 남푠이 넘나 귀욥..

오빠도 기다리는 시간이 힘들었을거다. 
병원에 항상 같이 와주고 함께 해주려고 노력해줘서 고마운 사람
(임신은 같이 하는 거니까 당연한 거지만🤭)

시술 마치고 이번엔 진료없이 상담실로 바로 안내받았다.
12일 뒤에 임신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두구두구두구두구

그리고 진료비가 무려 90만원이 나왔다?!
어떻게 채취보다 이식이 더 비쌀 수 있나 의아했는데 생각해보니 수정과 동결 비용들이 여기에 포함되었을 듯 싶었다.
예상치 못하게 이번 달 카드값 폭망했네.

(이렇게 많이 들 줄 몰랐음)

상담실에서 고생 많았다고 던킨 무료 음료권을 받았다.
엄청 좋아했는데 이 땐 수납전이라 병원비 90만원인 걸 몰랐지ㅋㅋ

바로 아래층 던킨으로 향함.
공짜 음료만 먹기 미안하니까 도너츠도 몇 개 골랐다.

커피만 먹던 시절엔 몰랐는데 던킨에 재미있는 음료가 많았다.
포켓몬빵 열풍을 타고 메뉴 이름이 무슨무슨 피카츄, 머선머선 꼬부기 막 이렇더라.

 

내가 고른 납작복숭아젤리쿨라타
복숭아 슬러시인데 젤리가 씹히는 식감이 재밌다.
맛은 예상대로 시원하고 달달하고.


결과 나오는 그 날까지 무리하지 말고 마음 편히 지내자 했는데 하루 이틀 시간이 갈 수록 궁금하고 초조해진다.
아무래도 돈과 시간과 고통을 투자한 만큼 여러번 과정을 반복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큰 듯하다.

시술 직후엔 전혀 조급하지 않았는데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3일 배양 5일차, 6일차, 7일차, 8일차..
매일 매일 숫자만 바꿔 검색해대고 있더라.

시험관 자체가 사람을 절실하게 하고 피 말리게 하는 듯

주사가 힘든 것보다는 멘탈싸움인 것 같다.

참지 못하고 8일차부터 임테기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매직아이라도 보였으면 좋겠는데 너무나 선명한 한 줄에 가슴이 철렁했다.
10일차에 뒤늦게 두 줄이기도 하고, 피검 수치로 임신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하여 병원 가는 전날까지 프롤루텍스와 질정은 유지했다. 근데 이미 아닌 걸 아니까 주사가 어쩜 세상 맞기 싫더라.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7월 1일 피 검사(임신 확인)
진료비 : 7,700원

이미 아닌 걸 아는데 뽑아야하는 채혈은 더더 싫다.
생리라도 빨리 터지면 안 해도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아침 7시반에 채혈하고 점심 12시반쯤 결과 통보를 받았다.

피검수치는 0.1

역시나.

나는 시험관 결심만 하면 바로 임신 될 줄 알았다.
남편도 나도 나이가 많긴 하지만 검사에서 별 이상이 없었고, 난자 채취와 배아 개수도 적당히 잘 나온 데다가 분열 빠르고 좋은 배아들이랬는데 상당히 실망이 컸다.

아무 이상이 없는데 40% 를 못 뚫으면 언제 성공할 수 있을까

멘탈 바사삭 부서지는 소리..

다행히 동결배아 8개가 있어 난자 채취는 당장 하지 않아도 되지만
몇 번이나 더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할지..
이식 후에는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검색 또 검색
얼마나 이런 나날들을 견뎌야할까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일단 다음 이식 전까지는 냉면, 쌀국수를 실컷 먹어둬야겠다며 다짐했다.

한 번의 인공수정과 또 한 번의 시험관 동안 찐 살도 좀 빼야겠다.
이 복부, 허벅지 어쩔거야

 

멘탈 바사삭
불평 가득한 시험관 1차 일기는 끝.
바로 동결 이식에 돌입하기로 했다.

 

시험관 신선1차 비용정리 (3일배양)
총비용 : 1,919,280원

 

 

내원일 검사/처방 비용 참고
1 (+3일) - 시험관 시작 진료-초음파, 채혈, 심전도, 엑스레이
주사-고날에프 225, IVFM 75 (4개)
133,200원  
2 (+7일) - 난포 확인 진료-초음파
주사-고날에프 225, IVFM 75 (4개)
        가니레버 (3개)
113,900원  
3 (+11일) - 채취일 확정 진료-초음파, 채혈
주사-고날에프 225, IVFM 75, 오비드렐,
        데카펩틸 (1개)
110,250원  
약제비-세균감염증 치료제(세피클캡슐) (9정) 6,240원 1일 3정, 3일분
4 (+13일) - 난자/정자 채취 진료-정자 채취 38,600원  
진료-난자 채취
주사-프롤루텍스 (14개)
574,900원 난자 14개 채취
약제비-유트로게스탄 질좌제 (15정) 29,390원 1일 1정, 15일분
5 (+16일) - 신선이식 진료-신선이식 905,100원 수정란 11개
1개 폐기, 2개 이식, 8개 동결
6 (+27일) - 임신 결과 확인 진료-채혈 7,7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