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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

충청북도, 청주를 가다 - 고인쇄박물관, 수암골

2009. 3. 21. 토요일!

날씨도 훈훈하니, 내가 좋아하는 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곧,
여의도에도 봄바람이 불겠구나.

내마음엔 진작 봄바람이 불기시작했다.

얼마전부터 내 마음을 꽉꽉 채운 것이 있었으니
매화, 매화, 매화.

아아, 매화
그대는 너무 멀구나.
이번주가 광양 매화축제의 절정일진대.

짧고, 또 멀기만한 매화는 내년을 기약해야지.

이번엔 청주다.
충북 청주, 한주 내내 바빠서 아무 정보도 없이 어디에 뭐가 있는지 모른채
무작정,
간만의 봄나들이의 설레임을 안고
화사하게 노오란 꼬까를 입고
부릉부르 출발!

청주IC를 나와서 6km쯤 가면 가로수길이 나온다는데...
나도, 친구도, 청주에 도착하자 적잖이 당황하였다.
이대로 가다간 조치원 넘어갈판인데 그나마 몇군데 알아본 곳들도 네비에 찍히지 않는다.

청주 아무데나 찍고 일단 방향을 틀었다.
청주공항 가는 길에 발견한 가로수길.
아직은 잎이 아니 않아 휑한 나뭇가지들이 도로중앙과 양옆에 늘어져 있었지만
그건 또 그것 나름 대로의 분위기가 있었다.

가로수 길이 생각보다 꽤 길고 운치있었다.
파릇하게 무성한 잎들이 하늘을 덮는 계절엔 이 이상으로 멋있는 곳이리라.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네비에 가로수길이라고 찍으면 바로 나오더라.

가로수 길의 감동도 감동이지만 슬슬 걱정이 밀려왔다.

'이 길이 끝나면 어디로 갈 텐가!'

그러던 중 발견한 반가운 표지판!

청주 고인쇄박물관

뭔진 잘 모르겠지만 처음 발견한 표지판이니 네비로 콕콕! 찍어 달려갔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카인과 아벨"의 촬영지란다, 한지민이 일하는 곳이라나.
바빠서 드라마볼 시간 없어서 잘 모르니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패스!

주말인데도 인적이 드물어 주차공간도 여유있고 주차비도 없어 일단 마음이 가벼웠다.
따뜻해진 날씨탓인지 한낮의 태양아래 마실 나오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보인다.
참 조용하고 마음이 차분해져 온다.
바로 내가 원하던 여행이었어.

입구에 들어서니 개나리 꽃이 활짝!
우리를 반겨준다, 첫봄나들이 인증샷!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언덕으로 넘어가니 흥덕사가 있다.
세계최고의 금속활자의 발상지, 흥덕사.
화재로 소실되었으나 터를 복원해 놓았다. 설명글을 읽고 터를 바라보며 예전 모습을 상상해 본다. 

우리도 여유롭게 언덕을 산책을 하였다.
언덕 아래 초등학교에서는 수업이 끝났는지 떠들썩 활기차 보인다.

고인쇄박물관.
성인 800원의 입장료. 결코 비싸지 않다.
티켓이 작은 책갈피형으로 예뻤다.
한가지 Tip! 청남대 혹은 허브랜드에 갈 예정이라면 이곳 입장권으로 다음날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표를 구입하면서 얘기하면 확인서를 친절하게 써서 주신다.

http://www.jikjiworld.net/new_main/index.jsp

실제 크기의 사람같이 정교하게 만든 인형들이 단계별로 금속활자를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
인쇄하는지 과정을 보여주고 버튼을 누르면 움직이면서 이야기해 준다.
정말 사람같은 정교함에 진짜 사람이 되어 튀어나올까 싶어 무서웠다.
예전 힐튼이 출연했던 호러물 '하우스 오브 왁스'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뭏튼, 금속활자, 목판인쇄, 세계의 인쇄술 등의 전시관을 둘러보면서
입장료에 비해 볼거리도 많고 꽤 즐거운 시간이었다.


마지막 관문, 기념품점.
한지로 만든 예쁜 노트를 발견!
친구와 하나씩 사이좋게 구입했다.

 


고인쇄박물관을 나오면서 노트와 함께!

기념품 가게 아주머니의 말에 의하면 오늘, 카인과 아벨을 촬영 할.지.도. 모른단다.
하지만 언제 올지 기약할 수 없는 실정.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발길을 돌린다.

촬영금지라는 문구가 어디에도 보이지 않길래
요즘엔 미술관이나 전시장에도 사진을 허용하는 곳이 있길래 그런가보다 하고
잔뜩잔뜩 찍어뒀는데 나오면서 매표소아래에 붙어있는게 아닌가!
정말 죄송합니다! 따라서 내부에서의 사진은 생략..ㅋㅋ

이제 어디를 갈까...
청남대를 가자. 네비에 나오지 않는다.
수암골을 가자. 네비에 나오지 않는다.

신이시여, 정녕..
확인서까지 받았는데 청남대를 갈 방법이 없었다.
수암골, 친구의 말에 의하면 역시 카인과 아벨 촬영지라는데..
드라마 촬영지랑 얘기에 셋트장을 떠올리며 네비에 무작정 촬영소라고 찍어보았다.
왜.. 그 남양주종합촬영소나 부천셋트장 등등 그런 류 말이다.
친구는 네비에 안나올거 같다며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일단 수암골이 수동의 무슨 산 방면이라는 걸 알아내었다.
산으로 올라가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청주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산으로 올라가는 한적한 도로. 이제 우린 어디로?


 

 

대체로 낮은 건물들 사이로 우뚝 솟아오른 메리츠타워와 대한생명.
반갑다 메리츠타워! 크크




 

 

일단 구비구비 무작정 동네로 내려갔다.
수암골은 어디있는 걸까.
정말 슈퍼다. 정말 슈퍼에 들어가 쌍쌍바를 하나 사들고 할머니께 길을 물었다.
"우리야 맨날 들어앉아있으니 몰러~"



 

쌍쌍바 복불복! 요거이 잘못 쪼개면 누가하나 꼭 울었던 시절이 있었건만~
쟨 오른쪽 난 왼쪽. 과연.....



 

잘 쪼개졌다. 그리 좋으냐? ㅋㅋㅋ


 

아아, 마을은 어디에...




 

잠시 쉬었다 가자..


 

드디어 반가운 녀석 발견!


 

수암골!


 

반갑다! ^_^



 

"추억의 골목여행"


 

어디보자... 우리가 서 있는 곳은 슈퍼!


대선에 출마하셨던 허경영씨가 생각나는건 비단 나뿐인건가. 왠지 묘한 분위기..ㅋㅋ


골목길..




















바닥에서 발견한 뻥쟁이!


커다란 호랑이와 눈인사! 부끄러? 크크


갑자기 친구가 "어? 여기잖아!"
여기가 어쨌다는건지..원...
알고보니 카인과 아벨에서 나왔던 집!
문은 닫아놓았다. 벽에 드라마촬영 후의 낙서들, 씁쓸.













예쁜 명패. 예쁜 이름. 예쁜 글씨.


어릴 때 너무너무 슬프게 봤던,
드라마에서 누나가 불러주던 고운 동요가 구슬펐던.
오세암..



아--- 따라하고 싶다 ㅋㅋㅋ




골목길에, 계단에도 피어난 꽃.


어릴 땐 나도 발레리나를 꿈꿨었다구.


가늘은 골목길.


그 가늘은 골목길에서.



새마을 운동, ㅋㅋ






그 누군가의 그림.


위험하게 기울어진 벽.. 기대지 마세요! 손대지 마세요! 경고그림.



파란 하늘.



내가 좋아하는 피아노.


운동화 뒤편에 써있는 2009.
2009년식 빅뱅 운동화냐?
쫄바지에 빅뱅운동화, 마치 컴퓨터싸인펜을 연상케하는 컬러감.
종일 놀림받은 나의 친구, 넌 스무살이 아니라고! ㅋㅋㅋ


벽에서 배추벌레가 스물스물! 쏘귿!ㅋㅋㅋ


막다른 길!


잠시 휴식.





청주 시가지.


날 기다렸소?


드라마 주인공이 영지라고?




마지막으로 찾은 수암골 사진관.





온 벽이 방명록.
우리도 쓸까싶었으나 첫째, 분필이 없었고 둘째, 식상한 멘트뿐이요.
해서 말았다! ㅋㅋ


사랑하며 살자던 누군가의 그림


건반에 도레미 스티커를 붙여놓은, 흔적.
멜로디언 소리가 들리는 듯.





수암골 사진관.
'똥싸지 마요' 라는 글과 똥그림.
실제로 안에는 누군가의 푸짐한 덩이 있었다.






어머, 우리다!
이런거 좋아,  비치면 무조건 찍는다!




 


 우리는 생각했다.

만약 오늘 촬영팀이 온다면...
우리가 인쇄박물관에 있을때 그들은 수암골에,
우리가 청남대에 있을때 그들은 인쇄박물관에,
우리가 수암골에 있을 때 그들은 청남대에 있지 않을까 하는
또 몹쓸 상상.

별다른 정보도 행선지도 없이 무작정 떠난 여행이었지만,
가끔은 이런 무계획적인 계획도 신선할 때가 있다.

무작정 헤매고 방황하다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너무 알차고, 신나고, 즐겁고, 평온하고, 여유롭고, 조용한 여행이었다.

너무나 예쁜 마을,
구석구석 골목길.

최근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탓인지,
사람들이 아주 없는 편은 아니었다.
눈살을 찌푸려지는 낙서와 소란으로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길 바라며..

청남대는 도저히 갈 방법을 알 수 없어
제천 농다리를 들르기 위해 발걸음을 돌렸다. 청주여 안녕!

아, 오늘의 포스팅은 이만 마쳐야겠다. 내일은 슬픈 월요일이기 때문에.
2탄은 언제가 되려나..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