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1일부로 백수가 되었다.
하루가 되게 길어서 이것저것들로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마치 중고딩 여름방학으로 되돌아간 듯 삔둥삔둥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남들보다 상대적으로 여름을 잘 버틴다고 자신했건만
벌건 대낮에 날것의 집에서 우두커니 있자니 매우 덥다.
밖에 나갈 엄두가 안나는, 사람 잡을 날씨.
이럴 땐 회사에 있을 때가 좋았던 것 같기도.
진짜 덥다. 뉴스에서 태풍온다며 난리던데 태풍의 ㅌ도 없어.
평일 아침에 오빠 출근시켜 보내고 나 혼자 남아 있으니 기분이 이상하다.
8/1(목) 아침 : 와송 슬러시 + 버터 슥슥 통밀베이글 1/2
* 와송 슬러시
와송 + 냉동딸기 + 블루베리 + 우유/요구르트 + 꿀 + 생강가루
오빠를 출근시킨 후 남은 재료로 별다를 것 없는 나의 아침식사.
문득 그리고 싶었던 생활계획표 ㅋㅋㅋㅋㅋ
내용은 창피해서 가렸지만.
초딩때도 매해 한 번도 지키지 못했던.
그냥 그리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아, 그리고 위장이 괴로운 나이이니 삼시세끼 규칙적으로 지키는 것을 목표로.
매일 한시간씩 꾸준히 홈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마트로 달려가 요가매트를 샀다. (feat.장비병)
몇일 들썩거리다 쳐박아둘게 뻔해서 젤 싼 걸로다가.
평일 낮 마트는 한가할 줄 알았는데 휴가철이라 그런가 사람이 꽤 있었다.
마트 다녀오니 벌써 저녁시간이 되었다.
허기져서 배가 요동치는데 우리집 냉장고는 텅텅.
유통기한 며칠 지난 짜파게티로 대강 때우고.
갑자기 삼시세끼를 내 손으로 차려먹을 생각에 눈앞이 아득하다.
이제야 백수인게 실감이 난다.
8/2(금) 아침 : 와송 슬러시 + 통밀 베이글 1/2 (무화과잼+크림치즈+슬라이스치즈+삶달)
역시나 남은 재료로 나의 아침을.
8/2(금) 혼점심 : 혼자 잘 차려 먹는 성향은 아니지만 이제 먹고 살아야 하므로. ㅠㅠ
이 날 장아찌와 간장, 비빔장으로 점심먹고 급 각성하여,
멸치를 열심히 볶아 마른반찬을 +1 획득하였다.
8/2(금) 우리부부 저녁 : 풀무원 된장찌개 양념과 마파두부 양념이 다했다. 그리고 낮에 만든 으득으득 멸치볶음.
밥을 먹었으면 운동을 해야지 않겠느냐며 오빠 끌고 나와 아이스크림 냠냠-
나온김에 코인노래방도 다녀옴. 운동은 무슨 ㅋㅋ
아- 밤에도 덥다 더워.
8/3(토) 아침(점심) :
어린잎채소, 마카다미아, 건크랜베리, 닭큐브 1/2, 사과 1/2, 계란후라이 1, 통밀 베이글 1/2, 슬라이스치즈 1/2, 아메 1
8/3일(토) 점심(저녁) : 또띠아 피자 + 레모네이드
* 또띠아피자
또띠아 2장 + 크림치즈 + 꿀 + 볼로네제소스 + 양파 1/4 + 모짜렐라치즈 + 바질 + 올리브유, 오븐에 15분 찡-
* 레모네이드 = 레몬즙+ 설탕 + 탄산수 + 얼음
8/4(일) 아침 : 찜닭
넓적당면 듬뿍, 치즈떡, 떡볶이떡, 감자, 표고버섯 넣어 야심차게 찜닭을 만들었다.
근데 왜 맛있지가 않지? 지난번엔 맛있었는데..
8/4(일) 점심 : 또띠아 마르게리따 피자 + 카프레제
바질 산지 몇일 안됐는데 상태가 벌써 안좋아서 또띠아 피자 한번 더.
이번엔 생 모짜렐라 치즈 듬뿍 얹어 굽굽-
8/5(월) 혼점심 : 찜닭 재탕 + 마른반찬/장아찌/김치
8/6(화) 혼점심 : 떡볶이 + 물떡 + 삶달 + 당면만두
혼자 다 못 먹을 줄 알았는데 다 먹었다. 부른 배를 내려다보니 양심의 가책이 느껴졌다.
8/6(화) 우리 부부 저녁 : 어린잎+닭큐브+고구마+토마토 1/2+블루베리+건크랜베리+마카다미아+올리브유+발사믹
오빠가 다이어트 시작했다 하니 오빠가 귀가하는 동안 닭가슴살 샐러드를 준비했다.
집에 들어오자 음식 냄새가 나니 뭐야? 뭐야? 하고 기대했다가 풀만 잔뜩 있으니 실망한 모양. ㅋㅋㅋ
"난 고구마 하나랑 과일 먹겠단 뜻이었는데" 조용히 불만을 드러냈지만 이내 곧잘 먹어준 오빠! 이뻐이뻐!!
8/7 (화) 아침 : 옥수수빵 + 나또 + 슬라이스치즈 + 사과 1/2 + 와송슬러시 + 아메
오빠가 갑자기 나또 타령을 한다.
피를 맑게 해 준다나. 건강을 위해 먹어야 한다고.
내가 주는건 잘 먹지도 않으면서 저런건 또 챙겨먹을라 하고 참 아이러니한 사람.
그래서 이참에 잔뜩 사뒀는데 저거 딸 때마다 꼬리꼬리한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울오빠 레알 초딩입맛인데, 오만상 찌푸리면서도 이틀째 꾸준히 잘 먹고있다.
난 주지마!! 안 먹어!!
8/7 (화) 혼점심 : 찜닭 재탕 + 마른반찬/김치/짱아찌
아직도 찜닭이 남았다. 하아 ㅋㅋㅋㅋㅋ
당분간 반찬 걱정 없어 다행이긴 하다만.
내가 손이 큰 사람이 아닌데 요즘 왜때문에 자꾸 양 조절 실패하는지.
이렇게 오늘로 딱 백수 일주일째.
제때 끼니 잘 챙겨먹는게 제일 어렵다.
난 여전히 뭘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
국과 반찬이 필수인 한식이 제일 어렵다.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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